옵시모스·박춘식

첫눈 내리는 은두산 산행 길에서

옵시모스 2017. 3. 1. 11:41


첫눈 내리는 은두산 산행 길에서 옵시모스 박춘식 거친 숨소리로 시작된 산행 길 턱까지 차오르던 고갯마루도 잠시 바스락바스락 마른 낙엽 밟는 소리에 귀 기울이며 걸어가는 능선 길은 눈으로 산을 타고 우리들의 목소리로 산을 탄다 잠시 둘러앉은 자리 따뜻한 물 한잔의 기운이 온몸을 맴돌 때 숲 해설가는 고은 노래로 시선을 모으고 골바람은 시샘을 하듯 등을 떠밀어 산비탈 낙엽에 묻힌 발목을 감싸 안는다 첫눈 내리는 개울에 다다른 소녀들 들뜬 가슴에 그 어릴 적 옛 추억을 불러 모으고 꼬리 늘어뜨린 환한 미소의 대화로 입을 맞춘다. 한적한 카페의 차 한 잔의 따뜻함과 강가에 내리는 첫눈의 설렘으로 우리의 마음을 찻잔에 담아낼 때 깊어진 늦가을의 손님도 산객의 마음이 되어 잠시 쉬어간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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