옵시모스·박춘식

사창가에 버려진 한 숨

옵시모스 2016. 11. 16. 20:54


사창가에 버려진 한 숨
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옵시모스 박춘식
특별한 관계도 아닌 사람들
취객의 실랑이는 무엇에 이끌리어
어두운 골목 끝 빨간 불빛이 유난히 반짝이는
둘들만의 공간으로 향하고 있었다
말이 없는 입술은 가냘픈 흔들림에 젖어가고
지나온 사연들 온몸으로 토해내며
조용히 뒤를 돌아서며 하는 말
안아줘 사마귀 품속에서
빠져 나올 수 없듯 그렇게 
그리고 목부터 네 혀로 넘겨줘
다리하나 남지 않도록
무엇을 위해 교미 끝난 사마귀처럼
온몸을 던졌는지
뒤돌아 누운 긴 한 숨소리만
이곳 골목길을 한없이 두드린다 

'옵시모스·박춘식' 카테고리의 다른 글

남쪽 끝 바다에서  (0) 2017.02.19
기다림  (0) 2016.12.27
나를 버리고 싶은 오늘  (0) 2016.11.07
내가 잃어 버린것들  (0) 2016.11.03
그리움을 싣고  (0) 2016.10.05